■ 살아가면서 가장 가슴 아픈 일이 가족과의 이별입니다. 그것도 아직 꽃도 피우기 전에 이별은 더 아픕니다.
얼마 전 내 facebook에 올린 글입니다.
[기도와 응원이 필요합니다]
선남선녀의 이야기입니다. 올해 30살인 커플은 같은 남녀공학 고등학교 1학년부터 커플이었습니다. 잘생긴 남자와 예쁜 여자가 만났다고 축복 속에 예쁜 만남을 지금까지 계속하였고 오는 12월 27일에는 결혼식을 올리기로 하였습니다.
남자는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 유학을 떠나 학업을 마치고 군 복무 후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고, 여자는 평온하지 않는 가정환경에서도 착하게 성장하여 대학 4년을 전액 장학금으로 부모의 짐을 덜어주었고 졸업 후에는 좋은 로펌회사에 취직하여 직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둘의 결혼 준비도 부모들이 부담 안 가게 직장 생활로 모은 자금으로 조금씩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신혼집 마련을 위하여 미리 혼인신고를 하여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 아파트에도 입주를 하였습니다. 몇 주 전 살림살이를 장만하러 외출 중에 그만 남자가 쓰러지는 일이 생겼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병원에서 받은 진단은 모든 가족들에게 슬픔이었습니다.
병명은 확장성 심근 병증/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폐포자충 폐렴/패혈증으로 중환자 실에서 사경을 며칠째 헤매고 있습니다. 젊고 건강한 남자에게 이런 생소한 병이 생겼다는 것이 가족들에게는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여자는 내 딸 지은이, 남자는 내 사위 승훈이입니다. 지금 가족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밖에는 없습니다.
승훈아 제발 빨리 일어나!!!!
■ 몇 주간의 병원 입원 치료와 간절한 기도에도 끝내 승훈이는 2020년 8월 14일 새벽 3시에 가족들과 이별을 하였습니다.
소식을 듣고 facebook에 글을 남겼습니다.
늦은 밤 열어 놓은 창문으로 나비 한 마리가 들어와서 천장에 앉았습니다. 오랜 시간을 머물다가 나가더군요. 투병 중인 내 사위 승훈이가 오늘 새벽 가족들과 이별을 하였습니다. 30살 이제 시작할 나이인데 너무 아쉽습니다.
내 딸 지은이 안아주며 위로도 못해주고, 자식을 먼저 보낸 승훈이 부모님과 같이 슬픔을 나누지 못해 안타깝습니다
몇 주간 한국에서 연락 오는 카톡 알림 소리에 긴장을 했었는데~~~ 1달 전에 승훈이와 카톡 하면서 코로나 끝나고 한국 가면 우리가 자주 가던 서초동 중국집에서 홍합짬뽕과 탕수육 먹기로 했었는데~~
내 딸 지은이에게는 실컷 울고 슬퍼한 다음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승훈이가 보고 싶을 거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승훈이가 너무 그립습니다
■ 힘든 시간의 장례를 잘 마쳤습니다. 조문과 조화, 조의금을 보내주신 지인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모두 다 하시는 말씀이 딸 지은이 걱정입니다. 빨리 정상으로 돌아와 생활할 수 있기를 모두 바라고 있습니다.
놓고 싶지 않은 인연을 보낸 것이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코로나 때문에 멀리서 가보지도 못하고 사진과 전화로만 소식을 들어서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코로나가 끝나고 한국을 가게 되면 제일 먼저 승훈이가 있는 분당으로 가봐야겠습니다. 내 딸 지은이가 힘든 시간을 빨리 극복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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