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생활

[필리핀 마닐라 생활]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해주는 락다운, 봉쇄 생활입니다

필리핀아빠 2020. 5. 12. 11:51

■ 평소에는 별생각 없이 하던 행동, 먹던 음식, 가던 장소가 약 2달간의 봉쇄/격리 생활을 겪으면서 감사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코로나가 사람을 겸손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좋아진 환경에 모두들 놀라고 사진을 찍어 공유를 하고 있지만 포스트 코로나(post corona)가 되면 또 언제 환경에 관심을 가질까 하는 우려가 있네요

 

■ 2020년 1월 12일 일요일 따가이따이의 따알화산이 폭발했을 때 중국의 우한에서 코로나가 시작되었을 무렵인 것으로 기억됩니다. 이때부터 필리핀은 재앙의 시작이었습니다. 공항은 당분간 폐쇄되었었고, 한창 성수기였던 관광객의 발길이 완전히 끊긴 것이 지금까지 5개월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 지난 3월 8일(일)만 하여도 필리핀은 코로나 확진자가 3명에 불과하여, 더운 나라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활동이 약하다는 말까지 있었습니다. 이때 한국은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었지요.

역시 필리핀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5월 10일 현재 확진자는 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도 719명이나 됩니다. 열악한 시스템 속에서 코로나와 악전고투를 하고 있는데 별다른 방역 방법이 없다 보니 가장 간편한 봉쇄로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 봉쇄 생활 약 2개월을 지내면서 감사하게 느끼는 것을 정리합니다. 매일 집에만 있으니 이런 포스팅도 다 하고 있습니다.

쓰레기 치우는 사람들에게 제일 감사합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쓰레기가 많이 나옵니다. 이런 사람들이 없으면 더운 이 날씨에 쓰레기와도 싸웠을 겁니다.

 

■ 평소에는 별다른 생각 없이 가던 미용실, 이발소가 영업을 못하니 집에서 머리는 자르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며칠 전 몰래 영업하는 이발소를 찾기는 했습니다. 미용실에 받는 200페소(약 5,000원)의 풋 스파(foot spa)가 그립습니다. 배가 나와서 발톱 손질이 힘든데~~~~~

 

■ 일요일 늦은 아침 예쁜 식당에서 브런치를 먹던 시간이 그립습니다.

 

■ 스타벅스에서 커피와 케이크를 먹던 시간도 그립습니다.

 

■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좋아들 하는 삼겹살과 한국 음식을 먹으며 웃고 떠들던 시간들이 그립습니다.

 

■ 가끔 고급스러운 마사지를 받았던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 우리들이 좋아하는 재래시장을 기웃거리며 먹던 길거리 음식도 먹고 싶습니다.

 

■ 마따붕까이의 호핑투어도 손님들을 모시고 가고 싶네요

 

■ 골프장을 못 가본 지 벌써 5개월째입니다. 그동안 문을 닫고 있어서 골프장의 컨디션은 아주 좋아졌다고 합니다. 금년에는 한국에서 오는 골프 여행객들 가이드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지금은 밖에서 운동이 금지되어 있어 집안에서만 운동을 하고 있는데 곧 맑은 공기를 마시며 뛸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 약 50일 만에 맛본 아이스크림과 밀크티가 이렇게 맛있었나??

 

■ 지금은 생일파티에 그 흔한 케이크도 사려면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 슈퍼에 입장하는데 1시간, 계산하는데 1시간을 기다리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나마도 물건 살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생활합니다. 이 모든 것이 세월이 지나가면 추억으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